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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일본을 어떻게 봐야될까? 책 "일본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를 읽고경제와 세계/관련정보 2015. 4. 3. 23:13
여전히 패권국이며 제도적으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역동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는 미국과 떠오르는 중국에 밀려 지는 해 취급받는 일본.
그러나 여전히 경제 규모도 크고 정치적으로 미중 관계의 역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다. 경제규모에 비해서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정치적으로 주도적 역할은 해온 적도 없고 앞으로도 할 것 같지는 않지만 자국의 방향을 어디로 택하느냐는 여전히 중요해서 일본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최근에 일본에 대해서 느끼는 것은 일본은 이상하리만큼 내부지향적이고 소극적인 나라라는 것이다. 동남아시아 개도국들과 비교해서도 현저하게 존재감이 없다.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큰소리를 한번 낸적도 없다. 미국의 외교관련해서 유럽이나 남미등 여러나라는 정부쪽에서 비판적으로 나오거나 국민들의 대규모 반발이 있던 적이 각 시기마다 흔하게 있었는데 일본은 그런 모습조차 한번을 보인 적이없다. 심지어 군사적으로 미국에 훨씬 더 의존적이며 휴전중이고 경제적으로도 미국의존성이 훨씬 큰 한국도 정치적 제스쳐든 정치성향의 차이든 국민내부의 의견차이든 미국중심 질서에 부정적이거나 반발하는 움직임이 크고 작게 있어왔는데 일본은 그렇지 못했다.
이게 일본 특유의 문화인 걸까? 한번 지면 승자 앞에선 계속 패자 포지션으로 엎드려있는 것? 아니면 생존법인가? 아니면 대중이 민주정부를 세운 적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어떤 스탠스를 세우면 절대다수의 일본국민은 일본정부를 따르는 것이 내면화 되어있는 것일까?
오늘 일본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를 읽었다. 이걸 읽으면서 일본정치학자들은 비교적 온건하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온건하다는 사람들도 전쟁범죄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걸로 보였다. 오히려 대다수가 아시아를 대하는 일본의 미래, 아시아 각국과 일본의 평화공존하는 미래를 위해 과거 일을 축소인식하고 싶고 타국도 과거를 축소인식해주길 강하게 바라는 걸로 보였다. (인터뷰한 모든 학자가 다 그랬다는 것은 아니다. 2명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즉 대부분의 온건한 일본인(학자)들은 평화공존을 위해 일본의 과거사와 식민지배, 전쟁범죄와 잔혹행위들을 학자적 위치에서 가능한 한 가리고 덮고 귀막고 싶어하는 걸로 보였다. 교과서도 간섭하지 않고 놔두는 게 좋고 일본 과거사에대해 한국 중국이 반발하는 것 때문에 반한 반중감정이 커진다는 논리를 펴는 사람도 있었다.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런 걸 보면서 일본이 중국 한국과 협력체를 만들어 미래동아시아의 상호호혜적인 뭔가를 할 일은 아마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식으로는 어떤 무엇을 하든 일본은 신뢰를 받지 못한다. 과거 전쟁이 반성이 없으니 앞으로도 조건만 맞으면 전쟁하려 들거라는 의심이 들 수 밖에.... 돈이 아쉬운 빈국이 아닌 이상 일본에게 주도권을 주고 싶은 나라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사회 전체적으로 중국에 대한 강한 두려움이 만연되어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분위기와 너무 다르지 않은가? 한국에서는 물론 다양한 입장차이가 있지만 중국의 크기나 정치적 영향력에 위협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장기적으로 한국의 가장 큰 시장이 될 기회의 국가라는 입장이 더 강하다. 중국에 일찍 유학하는 학생들이 많고 중국진출에 사활을 거는 기업이 많다. 별 생각 없는 경우에도 제2외국어로 흔하게 중국어를 택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와 달리 일본은 중국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것 같다. 자신들은 타국에 평화국가라는 확신을 안 주고 있으면서 타국이 전쟁하려들까봐 겁먹고 있는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이 30년대 일본처럼 군국주의 국가가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발언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러면 그때 그랬던 건 왜 반성하지 못하는 건지? 유럽의 식민침략역사 있는 국가들은 식민지 얘기가 나오면 지들이 죄지었다고 인정하는 게 아예 일반적 상식이다. 식민지 시절의 자국의 잘못된 역사나 정치 착취 연구도 셀프로 하고. 그런데 일본은 끊임없이 식민지 시절을 미화하거나, 이 책의 학자들처럼 잘못을 애써 최소한으로 축소하고 싶어한다.
20세기 초 국력이 강해졌을 때 자국인 일본이 무장해서 전쟁을 일으켰으니 중국도 마찬가지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는 것 같다. 결국 일본은 중국 한국에 자국이 평화국가라는 믿음을 못 주면서 북한, 중국이 군사행동할 거라는 (내 생각에는 필요이상 과장되고 허황된) 두려움에 빠져있는 것이다. 일본이 미국에 앞으로 더 심하게 매달릴 거라는 건 당연하다. 영국이 미국과 갖는 긴밀한 관계를 일본이 갖게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보면 일본은 미국만 믿는 것 같다. 이미 한번 일본에 승전하고 일본을 굴복시킨 국가가 미국인데 굴복시키면서 일본을 이 정도로 원조해주고 편안하게 놔줬으니 일본입장에서 미국은 가장 자비로운 타국으로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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