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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킹스맨 이스트엔더스가 슈퍼히어로를 낳았다는 이야기
    경제와 세계/관련정보 2015. 3. 17. 02:15

    본지는 한참 됐지만 매튜 본의 킹스맨에 대해 갑자기 쓰고 싶어졌다. 전반부는 좋았고 후반부는 최악이었던 영화라고 하고 싶다. 그렇지만 전반부는 아주 좋았다. 


    코크니를 쓰는 주인공과 그 가족 동네가 이스트엔드와 비슷했다. 아니 이스트엔더스에서 보던 서민지역보다 더 많은 문제를 안은 빈민가 같았다. 그 묘사가 생생해서 이 부분 때문에 주인공이 평면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배우가 연기를 잘했다 이름이... Taron Egerton 태런 에거튼.




    이 영화는 여러가지 다른 영화를 생각나게 하는 면이 많았다.


    일단 사무엘 잭슨은 아이언맨의 악당버전이다. 엔지니어 출신 대자본기업가이자 규범과 관습 무시하는 멋대로인 인물이며 세계의 미래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려고 안달나 있다.


    킹스맨의 양복이 그냥 양복이 아니고 스파이용  기능을 갖추고 있는 건 성룡의 턱시도와 비슷하다. 우산이나 신발에 특수장치가 있는 건 전형적인 007 스타일. 지하로 훅 내려가서 통로를 통해 다른 곳에 가는 건 해리포터가 생각났다.


    조직내에 신뢰 문제가 있는 건 개리 올드만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가 연상되었고  설국열차도 당연하게 생각났다. 특히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007식 해결사가 아닌 먹물 잔뜩 먹은 행정직원들 같은 스파이들이야기라서 신사st 첩보원 킹스맨과 계열이 같다.


    킹스맨에서 유능한 첩보원으로 묘사되는 갤러해드(콜린 퍼스)는 특수요원같다기 보다 공무원이나 은행원같은 태도를 갖고 있다. 잠깐 언급되었지만 킹스맨의 멤버들은 영국 사립학교-옥스포드나 케임브리지로 자동경로밟는 관습적인 상류층으로 보인다. 이것의 문제는 함께 지원하다 찌질하게 낙마한 동기가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어쨌든 현실적인 영국정보부와 캐리커쳐화된 픽션의 비밀조직은 극과 극같지만 영국적 경직성은 비슷해보였다. 게다가 콜린 퍼스와 마크 스트롱이 두 영화 모두에 다 나온다. 이 사실은 감독인 매튜 본이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의식하고 그 이미지를 재활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



    평범하던 시절에는 당하던 주인공이 울트라파워 생겨서 양아치들 줘패는 내용은 스파이더맨 등 많지만 장소가 펍이기 때문에 헤이든 크리스텐센과 제이미 벨의 점퍼가 생각이 났다.  점퍼에도 사무엘 잭슨이 나온다. 거기서도 점퍼들 때려잡으려는 악당이다. 사무엘 잭슨은 어벤져스에도 나오기 때문에 슈퍼히어로 장르에 친화적이며 관객들에게 전혀 위화감이 없다. 따라서 이것도 전작 이미지를 살짝 비튼 재활용이라고 본다.



    그리고 초반에 집앞에 기다리던 깡패들 피해 도망가는 건 앵글부터가 파쿠르 영상보는 것과 같았다. 아마 의식적으로 그렇게 촬영했을 것이다.


    예상할 수 없는 상황제시해 남녀 섞인 지원자들이 사망사고 비슷하게 사라지며 최종 1명까지 경쟁하는 와중에 남녀 커플이 서로 돕고 지원하며 결국 룰에 없던 공동승리자(둘다 요원이 되었으니까)가 되는 건 헝거 게임하고 비슷해 보였다. 에그시와 우호적인 관계의 록시가 나중에 혼자 대기권 한계높이에서 기계적 문제로 사투하는 모습은 산드라 블록이 그래비티의 우주공간에서 우주복입고 일하던 이미지와 똑같아 보였다.


    아버지가 죽은 자리를 아들이 메우게 하기 위해 아버지의 상사가 구석동네에 있는 아들을 찾아와 동네 펍에 마주앉아 리크루팅하는 건 스타트렉 더 비기닝에서 파이크 함장이 제임스 커크(크리스 파인) 만나러 바에 간 장면하고 비슷하다.



    어쨌든 다른 영화 생각도 나지만 짬뽕된 게 재밌고 이 짬뽕의 배경이 미국이 아닌 계층 의식 강한 영국이라는 게 색달랐다. 사이드로 슬쩍 보이지만 영국특유의 사회문제 계층문제가 엿보이는 현실감이 있었다.


    이스트엔드와 유사해보이는 에그시의 출신지역과 콜린 퍼스의 단골양복점이자 킹스맨 지부가 있는 고급상점가의 대조적인 모습이 보이는 전반부가 훨씬 재미있던 이유가 이것이다. 미국영화에 항상 나오는 영국의 이미지 그리고 세계의 많은 곳에서 판타지화하는 영국적인 모습은 대개 공주 왕자와 귀족이 우아하게 노는 상류층의 이미지 뿐이다.


    그런 전형적인 영국이미지는 맞춤 수트를 입고 퀸즈 잉글리쉬를 사용하는 상류층 갤러해드(콜린 퍼스)가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주인공은 코크니를 쓰는 빈민지역 출신으로 설정해서 그런 영국판타지에 카운터펀치를 먹였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관객들은 전형적인 영국판타지의 콜린 퍼스에게 열광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오히려 이 영화로 한국내 영국판타지는 더 확대된 것 같다.



    전반부 특히 파쿠르부분까지 나오면서 올라갔던 기대는 후반부에서 훅 떨어졌다.  후반부의 다른 주요부분은 할말이 없다.


    그리고 지금 알았지만 에그시의 어머니로 나오는 배우는 사만다 워맥 Samantha Womack 으로 이스트엔더스의 출연자였다고 한다. 내용만이 아니라 배우를 통해서도 정말로 이스트엔더스가 슈퍼히어로를 낳은 이야기로 만든 것이다. 매튜 본은 배우들의 전작 이미지를 킹스맨의 역할에 많이 활용한 것 같다. 그런 의미로 주인공 태론 에거튼이 경력이 거의 없는 신인이라는 건 예외적이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전작이 거의 없는" 이미지를 활용한 것이다. 아무도 알아주지않는 출신의 주인공의 이미지에 맞추기 위해 아무도 모르는 신인을 가져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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